[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일부 상장사들이 임원 퇴직 시 퇴직금 외에 퇴직위로금, 특별공로금 등을 과다하게 지급해 주주의 권익을 침해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은 12일 ‘2020 주주총회 리뷰(2) – 이사에 대한 보상 안건을 중심으로’ 보고서에서 “일부 상장회사들은 임원퇴직금지급규정에 특별한 사유가 있는 이사에게 퇴직금 이외에 퇴직위로금 혹은 특별공로금을 지급할 수 있는 근거조항을 두고 있다”며 “이같은 규정은 주주 권익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이번 주주총회에서 퇴직위로금 조항을 신설하거나 변경한 KCGS 분석대상 기업 중 퇴직위로금의 규모를 정하는 구체적인 방식을 공시한 기업은 없었다.

퇴직위로금 한도를 설정했다 하더라도, 주주는 실제 지급액이 근무 성과와 연동되는지의 여부를 확인할 수 없고 퇴직위로금 액수 역시 예측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실제로 국내 대규모 기업집단에 소속된 상장사 A사는 이번 주주총회에 임원퇴직금지급규정 개정안을 상정했다. 상무, 전무 등 기존 임원 내부 승진제도를 폐지하고 임원을 사장, 임원, 전문임원의 3가지로 구분해 퇴직금 지급률을 책정했으며 최대 지급률은 4배라는 내용이다.

A사는 또 특별한 사유가 있는 이사에 대해서는 이사회 또는 이사회의 위임을 받은 대표이사가 정하는 바에 따라 재임기간 중 매 기말 종합평가등급 점수의 산술평균 값에 대응하는 지급 한도 내에서 퇴직위로금을 가산 지급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퇴직위로금을 포함해 A사가 지급할 수 있는 최대 퇴직금은 지급률의 8배에 달하게 됐다.

KCGS에 따르면 2019년 5월 기준 퇴직금 지급률 정보가 알려진 기업 990개사의 지급률 평균은 2.7배였다.

KCGS는 “8배는 과도한 수준으로 주주권익이 침해될 수 있다”며 “8배의 지급률을 정당화할 만한 논리나 근거가 제시되지 않았으며 주주는 퇴직위로금에 대해 충분한 결정권을 갖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퇴직위로금의 지급 결정권자를 이사회 혹인 이사회가 위임한 대표이사 등으로 정할 경우 주주 권익 침해 우려가 더욱 커진다.퇴직위로금이 과다하게 책정되더라도 주주가 이를 견제하기 어렵고, 이는 배당가능금액을 감소시키거나 회사의 투자활동을 저해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일부 상장사들은 퇴직금 지급제한 조항을 두고 있는데, 해당 규정을 완화하는 것 역시 지배구조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는 우려다.

KCGS는 “퇴직공로금의 지급 결정은 주주총회의 결의로 하거나 최소한 경영진과 독립적인 사외이사로 구성된 위원회의 결의에 따라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며 “건전한 지배구조 정착을 위해 임원퇴직금지급규정의 제약을 완화하는 것을 지양하고, 퇴직금 지급제한 규정 등의 제약을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