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기반 화장품’…국내뿐 아니라 해외서도 관심

분석부터 연구·제작 동시에 “가격 다소 높아”

“맞춤형=프리미엄 아냐” 나눠 관리해야 효과적

개인 맞춤형 화장품 회사 ‘톤28’ 공동대표 정마리아(44, 오른쪽), 박준수(42, 왼쪽). [사진제공=톤28]
개인 맞춤형 화장품 회사 ‘톤28’ 공동대표 정마리아(44, 오른쪽), 박준수(42, 왼쪽). [사진제공=톤28]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화장품 유목민’이라는 말이 있다. 자신의 피부타입이나 톤에 맞는 화장품을 찾지 못해 이 제품, 저 제품 사용하는 사람을 뜻한다. 화장품 사용자 대부분이 겪는 일이기도 한다. 수많은 제품 중에서 정말 나에게 ‘딱’ 맞는 화장품을 찾기란 어렵다.

뷰티업계 스타트업인 ‘톤28’은 고객의 피부 데이터 및 120개국 기후 데이터를 분석해 매달 새로운 맞춤형 화장품을 제공한다. 지난 2017년 창립한 후 누적 측정자 수만 3만2000명, 현재 4000명의 구독자 수를 보유하고 있다. 톤28의 공동대표인 정마리아(44)씨와 박준수(42)씨를 경기도 판교 본사에서 만났다.

‘데이터에 기반한 화장품’…국내뿐 아니라 해외서도 관심

[사진제공=톤28]
[사진제공=톤28]
톤28 직원들이 데이터 분석 회의를 하는 모습 [사진제공=톤28]
톤28 직원들이 데이터 분석 회의를 하는 모습 [사진제공=톤28]

“우리끼리 ‘톤28은 데이터회사다!’고 말하기도 해요. 철저히 데이터에 기반한, 테슬라같은 화장품 회사입니다”

박 대표는 톤28을 이렇게 설명했다. 그만큼 톤28에서 데이터는 사업 전반의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사용자의 피부 특성 및 생활패턴을 파악하고 여기에 기후 데이터 등 외부 환경 데이터를 활용해 매달 다른 화장품을 고객에게 제공한다.

이렇게 모은 데이터를 딥러닝(Deep Learning) 기법 중 하나인 LSTM로 분석, 가장 적합한 값을 얻어 소비자가 다음달에 받을 바를거리를 구성한다. 정 대표는 “예를 들어 최근 소비자들의 피부는 장시간 마스크 착용으로 온도가 올라가 있다. 이럴 경우 피부 온도를 생각해 다음달 바를거리의 유수분 함량을 조정한다”고 했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개인 맞춤형 화장품은 ‘미래형 화장품’이라 불리기도 한다. 업계에서 추정하는 시장 규모는 50억 정도로 아직은 시작 단계지만, 뷰티업계에서는 후속 먹거리로 맞춤형 화장품 시장을 눈여겨보고 있다. 국내에서는 4년간 시범사업을 마친 지난 3월 맞춤형 화장품 판매업 제도가 본격적으로 시행 중이다. 정 대표는 “2018년에 한 번, 그리고 지난해에 또 한 번 아모레퍼시픽으로부터 투자를 받았다”며 “해외 유명 회사에서도 톤28 화장품 제작 방식을 눈여겨보고 있다”고 말했다.

“맞춤형=프리미엄? 나눠 관리해야 효과적”

정마리아 톤28 대표가 연구실에서 화장품 성분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제공=톤28]
정마리아 톤28 대표가 연구실에서 화장품 성분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제공=톤28]

톤28 본사는 크게 사무실, 성분을 연구하는 연구실, 화장품을 제조하는 제조실 3곳으로 나눠져있다. OEM업체에 화장품 제작을 맡기지 않고 본사에서 매달 소비자에게 보낼 바를거리를 제작한다. 직원 25명 정도인 소규모 화장품 회사에서 보기 드문 사례다. 정 대표는 “어떤 분들은 회사를 보고 너무 무겁다고 하는데, 진정성있게 사업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고객 관리·연구·제작을 한번에 하다보니 톤28 화장품 구독료는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얼굴을 T존, U존 등 4부위로 나눠 부위별로 맞춤형 화장품을 제공하는 구독 서비스는 스탠다드가 3만9000원, 프리미엄 서비스는 10만원부터 시작한다. 4부위를 구독할 경우 한 달 동안 최대 40만원을 지불해야 한다. 일반 소비자가 4부위 모두 구독하기에는 가격 진입장벽이 있는 편이다. 박 대표는 “맞춤형 화장품을 프리미엄 화장품이라 규정하고 싶진 않다”며 “이마, 볼 등 부위별로 화장품을 사용하는 게 더 적합한 방식”이라고 말했다.

톤28의 내년 목표는 글로벌 진출이다. 현재 오스트레일리아·레바논 등 해외에서 구독하는 소비자들과 소통하며 글로벌 진출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정 대표는 “빅데이터를 활용한 화장품 제조 방식은 뷰티산업이 앞으로 가야 할 길이기도 하다”면서 “새로운 방식의 사업을 이끈다는 사실이 벅찰 때도 있지만 피부가 좋아졌다는 구독자들의 말에 힘을 얻는다”고 웃으며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