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8월중 금융시장 동향’
低원가성 수신 역대 최대규모
자금 절반 사실상 비용없이 조달
연체율도 낮아…‘호실적’ 예고
올 3분기에도 시중은행들이 역대급 영업이익을 기록할 전망이다. 초저금리로 대출이자 수준이 낮아졌지만, 대출규모는 크게 늘고 자금조달 비용은 가파르게 낮아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조사한 ‘2020년 8월중 금융시장 동향’을 보면 지난달 국내은행의 요구불 및 수시입출식 예금은 전월에 비해 14조1930억원(1.8%) 늘었다. 저원가성 수신으로 분류되는 두 예금의 잔액은 786조4632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작년 8월에 비해선 155조6151억원(24.7%) 증가했다.
은행채, 양도성예금증서(CD), 환매조건부채권(RP), 표지어음 등까지 포함한 은행 전체 수신이 전년동월대비 8.2% 증가한 데 머무른 것과 대조적이다.
저원가성 예금인 전체 수신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2.5%로 확대됐다. 7월 현재 요구불 예금과 수시입출식 예금의 평균 금리가 각각 0.20%, 0.17%다. 결국 은행들은 현재 자금의 50% 가까이를 사실상 비용 없이 조달하고 있는 셈이다.
8월 전체의 38.1%를 차지하고 있는 순수저축성예금의 금리도 1.39%로 작년 7월에 비해 약 30%(0.57%포인트)나 떨어진 상황이다.
상반기 은행의 예대마진은 대출금리 하락으로 전년대비 감소했는데, 3분기 들어 저원가성 예금의 빠른 증가세가 이를 일정폭 완화시킬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특히 가파른 상승 속도를 보이고 있는 대출 자산은 양적 성장에 따른 규모의 효과를 일으켜 이자 이익 신장을 기대케 하고 있다. 지난달 가계대출은 전월대비 11조7000억원 늘어 2004년 통계 집계 후 가장 큰 월별 증가폭을 기록했다.
변수는 건전성이다. 연체가 늘면 대손충당금을 더 쌓아야 한다. 하지만 은행들의 연체율은 양호한 수준으로 관리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7월현재 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은 0.36%로 전달에 비해선 0.03%포인트 올랐지만 코로나19가 발생되기 전인 작년 7월에 비해선 0.1%포인트 떨어진 상태다.
저원가성 예금 비중이 지금보다 낮았던 은행들이 상반기 실적도 나쁘지 않았다. 국내은행의 순이익은 6조9000억원으로 작년 상반기보다 1조5000억원 줄어들었지만 대손충당금이 2조원 늘어난 데 따른 것이었다. 이자수익 자체는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김도하 케이프증권 연구원은 “비용률이 높은 정기예적금 대신 저원가성 수신이 증가하는 점은 은행 조달 포트폴리오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며 “마진 하락은 불가피하나 가파르게 증가한 대출자산의 평잔 효과와 조달 포트폴리오의 추세적 개선은 순이자이익 방어에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승창 KB증권 연구원도 “8월말까지의 대출 증가율이 기존 가정을 상회하고 있어 금리 하락에 따른 순이자마진 하락에도 불구, 은행 이자이익 방어에 긍정적일 전망”이라며 “여전히 높은 대출 증가율에 부실화 우려는 존재하나 연체율 및 대손충당적립금 수준을 감안히 은행의 견조한 실적은 이어지겠다”고 예상했다.
서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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