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애플의 자동차산업 진출계획을 담은 ‘타이탄(Titan)’프로젝트가 외부에 알려진다. 아이폰으로 모바일 혁신을 이끌어낸 애플이기에 ‘애플카(apple car)’의 등장은 전기차와 자율주행차의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정작 이 분야에서 먼저 두각을 나타낸 것은 테슬라였다.
최근 ‘애플카’가 2024년 현실화될 것이란 로이터통신의 보도에 뉴욕증시가 출렁였다. 이어 일론 머스크도 트위터에 한때 재정악화로 애플에 테슬라 지분 인수 투자를 제안했다고 밝혔다. 애플은 이에 응하지 않았다고 한다. 애플과 구글이 자동차시장에 뛰어들 것이란 전망은 더는 새롭지 않다. 관건은 방법과 시기다. 구글은 공산품이 아예 없고, 애플은 외주 생산업체이 폭스콘 등을 통해 제품을 생산한다. 자동차시장에 뛰어들기 전에 형태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직접 만들지, 외주를 줄지 그리고 완제품을 만들지, 핵심 모듈만 제공할지다. 수익성과 효율성의 문제다.
세계 최대 완성차기업인 폴크스바겐그룹은 지난 10년간 약 1800억달러의 고정비 투자를 한 것으로 추정된다. 같은 기간 애플의 투자는 1000억달러다. 이 기간 평균 영업이익률은 폴크스바겐이 7%, 애플이 28%다.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은 각각 6.3배와 16배다. 그만큼 완성차 제조는 어렵다.
그런데도 애플은 왜 자동차시장을 탐낼까? 지난해까지 주가매출액비율(PSR)은 애플이 4배, 테슬라가 3배였다. 올해는 각각 6배와 13배로 역전됐다. 시장이 애플보다 테슬라를 더 유망하게 본다는 뜻이다.
테슬라가 전세계에 자동차업체 가운데 가장 높은 가치를 인정받는 이유는 ‘개척자(frontier)’이기 때문이다. 아직 판매 대수에서는 내연기관차에 한참 뒤지지만 전기차와 자율주행차시장은 이끌 것이란 기대가 크다. 월스트리트에서는 2030년까지 자동차시장에서 전기차 비중은 25%를 차지하고, 이 중 테슬라가 20%를 점유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그래 봐야 전체 자동차 시장의 5%다.
머스크는 얼마 전 ‘배터리데이’에서 테슬라의 비전을 드러냈다. 애플과 구글의 미래차도 테슬라에서 생산하겠다는 야심이다. 제조업에서는 생산이 늘수록 고정비 부담이 줄고 수익성은 가파르게 높아진다. 반도체장에서 대만의 TSMC가 좋은 예다.
얼마 전 별세한 이건희 삼성 회장은 1994년 삼성자동차를 설립한다. 미래에는 자동차가 전자제품이 될 것이란 선견(先見)에서다. 삼성자동차는 사라졌지만 삼성과 LG 등 전자제품을 만드는 기업들의 자동차시장 참여는 점차 커지고 있다. 미래차의 핵심인 배터리시장도 이 두 기업이 이끌고 있다.
미래차시장은 새로운 산업구조를 필요로 할 수 있다. 현재는 미국이 패러다임을 선도하지만 사실 제조에서는 우리 기업들의 솜씨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코로나19 이후 경제는 새로운 패러다임에 얼마나 잘 대응하느냐가 중요하다. 우리 제조업의 양대 축인 전자와 자동차산업에는 위기이자 기회다. 이미 재계에서는 엄습하는 미래에 대한 긴장이 높다. 하지만 요즘 나라 안을 보면 온통 권력싸움의 아수라장이다. 경제가 없으면 나라도 없다. 나라를 이끄는 이들이 이건희 회장의 말처럼 ‘제발 생각 좀 하며 세상을 살았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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