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24일 오전 삼성서울병원서 퇴원
건강한 모습에 환한 표정…“의료진께도 감사”
尹 만날 의향 묻는 질문에는 대답 않고 나가
황교안·김기춘·최경환 등 측근들도 마중
지지자들, 새벽부터 대기…현충원에도 몰려
“최우선 건강” “명예 회복해야” 곳곳 오열도
[헤럴드경제=김희량·김영철·강승연 기자] 박근혜(70) 전 대통령이 24일 퇴원하며 “많이 회복됐다. 국민 여러분께 5년 만에 인사를 드리게 됐다”며 소감을 밝혔다. 5년 만에 처음 내놓은 ‘대국민 메시지’를 통해 지지자들에 대한 감사의 인사를 전한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32분께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본관 3번 게이트를 직접 걸어나오며 건강한 모습을 드러냈다. 트레이드마크인 올림머리에 짙은 남색 코트를 입고 연한 베이지색 마스크를 쓴 그는 환호하는 지지자들을 향해 환한 미소를 지었다.
그는 건강 상태를 묻는 취재진에게 “많이 염려를 해주셔서 건강이 많이 회복됐다”며 “지난 4개월 동안 헌신적으로 치료에 임해주신 삼성병원 의료진,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이 직접 육성으로 메시지를 낸 것은 2017년 3월 국정농단 사건의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한 이후 5년 만이다. 다만 박 전 대통령은 향후 계획이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만날 의향 등을 묻는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는 오전 8시33분께 본관 앞에 대기 중이던 검정색 승용차를 타고 병원을 나갔다.
이후 박 전 대통령은 오전 9시께 서울 동작구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을 들러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 내외 묘역을 참배하고, 곧바로 대구 달성군 유가면 사저로 내려갔다. 그는 지난달 소유권 이전 등기와 전입신고를 마치고 입주 준비를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22일 지병 치료차 삼성서울병원에 입원했다. 지난해 12월 24일 특별사면을 받고 같은 달 31일 0시 석방된 후에도 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왔다. 최근에는 통원 치료가 가능할 정도로 건강을 회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삼성서울병원에는 황교안 전 국무총리, 김기춘·허태열 전 청와대 비서실장,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민경욱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의원 등 친박계 정치인들이 마중을 나왔다.
뿐만 아니라 박 전 대통령의 퇴원 모습을 지켜보려는 지지자들이 새벽부터 100명 가까이 몰려들었다. 우리공화당 당원 등 지지자들은 본관 건물과 병원 정문 앞에서 태극기와 플래카드, 꽃다발 등을 들고 박 전 대통령을 기다렸다.
박 전 대통령이 퇴원 절차를 마치고 모습을 드러내자 그의 이름과 함께 “대통령님 사랑합니다”, “힘내세요”라고 외치는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정문까지 이어진 화단에 일렬로 서서 박 전 대통령을 보려고 까치발을 들거나 휴대전화로 촬영하는 이들도 많았다.
삼성서울병원 앞에서 만난 권정애(73·여) 씨는 “대구까지 가고 싶지만 사정 때문에 못 갈 것 같아 병원이라도 왔다”며 “가장 중요한 건 건강이고, 한국을 위해 계속 관심 갖고 목소리를 내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박 대통령 탄핵을 규탄하는 태극기집회에 참여했다는 지지자 A(63) 씨도 “박 전 대통령이 군중심리에 따라 재판을 당했다고 생각한다. 명예를 회복하셔야 한다”며 “보수 우파가 제대로 정권을 잡을 수 있도록 힘써 주셨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강정희(65·여) 씨도 “정국이 너무 어수선한 상황인데 당분간 쉬면서 마음이 편해졌으면 한다”며 “윤 당선인과도 오해가 있다면 풀고, 시간이 지나면 힘을 실어 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박 전 대통령의 참배길에도 많은 지지자들이 모였다. 그가 참배를 마치고 차에 돌아갈 때까지 주변에 수십 명의 지지자들이 따르며 ‘대통령! 대통령!’이라고 외쳤다. 곳곳에서 크게 오열하는 소리도 들렸다. 명예 회복과 건강을 기원하는 글을 써서 도로 주변에 놓은 이들도 있었다.
동작구 주민 김모(60·여) 씨는 눈물을 글썽이며 “감옥에서 죽지 않고 살아 계셔서 너무 다행이다. 살아 있는 것 자체가 기적이자 축복”이라고 했다. 오전 8시부터 묘소 앞에서 기다렸다는 윤모(39·여) 씨도 “가슴이 너무 벅차올라 아무 생각이 안 난다. 대통령님 모습을 보니 5년 전과 크게 다르지 않아 다행”이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서울현충원에서 만난 김모(70) 씨는 “(오전)8시 전에 집에서 차 몰고 출발했는데, 차가 밀려 오전 9시10분에 도착했다. 지하철을 타고 왔어야 했는데”라며 “얼굴 뵙지 못해서 너무 후회스럽고 죄송할뿐”이라고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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