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식 정상회담 없었지만 총5차례 대면
대통령실 “보텀업 아닌 ‘톱다운’ 분위기”
선거 앞둔 日부담...향후 관계개선 기대
“(후미오 기시다 일본 총리가) 한일 현안을 풀어가고 양국 미래의 공동 이익을 위해 양국 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는 그런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저는 확신하게 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파트너국 정상회의에 앞서 이뤄진 도어스테핑(약식 회견)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첫인상을 묻는 질문에 “어제 국왕 만찬에서 잠깐 대화를 나눴고, 오늘 상당 시간 아시아·태평양 파트너국 4개국(AP4) 회의를 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가 나토 정상회의 개최지인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다섯 차례 만나면서 양국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양국 정상 및 최고위급 ‘결단’으로부터 한일관계가 풀릴 수 있다는 ‘톱다운’방식에 대한 전망도 우리 정부로부터 나왔다. 기시다 총리는 한미일 정상이 머리를 맞댄 자리에서 북한 핵실험에 대한 한미일 공동훈련 및 자국의 방위력 강화를 언급하며 군사적 대응을 강조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이날까지 마드리드에서 환영 갈라 만찬, AP4(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 정상회담, 한미일 정상회담, AP4 및 나토 사무총장 기념촬영, 나토 동맹국·회원국 정상회의를 통해 5차례 대면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현지 브리핑에서 “기시다 총리를 직접 만나보니, 개방적이면서 한국에 대해 기대가 크고 잘해 보려는 열의가 표정에서 느껴졌다”며 “제가 봤을 때는 ‘보텀업’(상향식)이 아니라 ‘톱다운’(하향식) 분위기다.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 양 정상끼리는 할 준비가 다 돼있는 듯 하다”고 했다. 이번 나토 무대에서 한일정상회담은 없었지만, 다자회담과 풀어사이드(약식회담) 방식의 정상 간 접촉을 통해 향후 관계개선의 물꼬를 텄다는 것이 대통령실의 입장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기시다 총리가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내놓은 발언에 대해선 양국이 ‘온도차’를 보였다. 기시다 총리는 모두발언에서 “북한이 핵실험을 실시하는 경우 한미일이 공동훈련을 포함해 대응하겠다”며 “미일 동맹의 억지력과 대처력 강화를 위해서도 일본의 방위력을 근본적으로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기시다 총리가 언급한 훈련이 어떤 것인지 모르겠다, 한미와 논의된 적은 없다”며 “장기적으로 한미일 안보협력은 일본의 평화헌법 등 제약 때문에 시간이 걸리고 점진적으로 해야 할 것인데 갑자기 5년만에 (3국 정상회담 테이블에) 앉아 가지고 하는 것은 건너뛰는 얘기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마드리드(스페인)=강문규 기자
mkk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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