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 총리로 지명되자 관련주(株)들이 춤을 췄다. 소위 ‘정치 테마주’다. 테마의 주제는 ‘성균관대 인맥’이다. 황 장관이 성대 출신이니, 성대 출신 인사들이 대표로 있는 회사들이 수혜를 받을 것이란 관측에서다. 인터엠, 솔고바이오, 국일신동 등이 수혜주란다. 누가 만들었는진 모르지만, 근거 박약이다.
한해 성대 입학 정원은 4000명 가까이 된다. 졸업 인원도 그쯤 추산된다. 성대 출신 인사가 CEO인 회사들은 단박에 봐도 부지기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을 찾아봤다. 성대 출신 인사가 CEO인 회사들이 몇 곳이나 되는지가 궁금했다. 코스닥만 따져 확인한 결과 성대 출신 인사가 CEO인 회사는 모두 35곳이나 됐다. 유독 저 세 회사만 관련 수혜주로 분류되는 것은 의외다.
업계에선 ‘테마’를 주제로 한 ‘종목 수 이론’도 있다. 3개 이상은 돼야 하고, 10개를 넘어선 안된다는 주장이다. 3개 이하면 ‘테마’로 일반화 하기가 어렵고, 10개 이상이면 ‘조준 사격’이 불가능하단 설명도 따라붙는다. ‘작전’이 들어가기 위해선 ‘정밀 조준사격’을 통한 주가 띄우기와 개인들의 추격매수(자석효과)가 뒤따라야 되는데, 수혜주 종목 수가 너무 많으면 조준이 어렵다는 설명이다.
결과만 놓고 보면 이번 ‘황교안 테마’는 불과 하루만에 끝이 났다. 26일 개장 후 국일신동과 인터엠은 1~2%대 내림세를, 솔고바이오는 3%대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총리의 영향력과 관련 테마주들의 수명은 비례한다. 차기 대권 주자들의 지지율이 오르고 내릴 때마다, 관련 주들은 사나흘 씩 급등과 급락을 반복해왔다. 반면 총리 테마주의 영향 기간은 하루다. 주식 시장에서 총리는 대통령에 비해 한참이나 힘이 떨어진다.
특정 인사가 권력을 가지면 권력자와 친분이 깊었던 인사가 가진 회사의 가치가 높아졌던 것은 한국의 아픔이다. 소위 ‘정경유착’이다. 오늘 정경유착이 소환되는 장소는 증시다.
힘센 사람 곁에 서면 ‘떡고물’이 떨어지던 시절의 기억들이 증권시장에 나타난다. 안타까운 것은 과거에도 피해자였던 서민들이 여전히 유사 ‘정경유착’을 굳게 믿고 있어서다. 과거나 지금이나 그들은 피해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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