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남북관계의 서광이 비정치 분야에서 비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31일 통일부에 따르면 남북은 다음 달부터 6개월 동안 개성 만월대(고려 궁성)를 공동 발굴하기로 합의했다. 다음 달 몽골에서 열리는 국제철도협력기구(OSJD) 장관회의를 계기로 남북 종단철도 건설 논의가 본격화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오는 7월 개막하는 광주유니버시아드(U)대회에 북한이 선수단을 파견할 예정이고, 광복 70주년 계기 남북 축구대회에도 북측이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스포츠 분야의 교류 활성화도 기대된다.
정부가 지난 1일 지방자치단체와 민간단체의 남북교류를 폭넓게 허용하겠다는 취지의 ‘민간교류 추진 관련 정부 입장’을 발표한 이후 사회ㆍ문화 분야의 남북 사전접촉이 대폭 확대된 것으로 풀이된다.
만월대 공동 발굴조사 사업을 위해 국립문화재연구소, 남북역사학자협의회, 문화재청의 관계자 등 남측 인사 80여명이 개성을 방문할 예정이다. 통일부는 이 사업을 위해 수십억 원 규모의 남북협력기금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개성 만월대는 송악산(松嶽山) 남쪽 기슭에 자리한 고려시대 궁궐터다.
내달 2~5일 몽골에서 열리는 국제철도협력기구(OSJD) 장관회의를 계기로 남북을 잇는 종단철도 건설 사업이 본격화할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OSJD 장관회의에 한국 대표로 참석하는 여형구 국토교통부 차관은 이날 언론과 인터뷰에서 “한국의 OSJD 가입은 한반도 종단철도 건설의 시발점이자 건설 사업이 가속도를 낼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OSJD는 러시아, 중국, 북한을 비롯해 동유럽과 중앙아시아 28개 국가의 철도협력기구로, 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 중국횡단철도(TCR)를 통한 대륙철도 운행을 위해 가입이 필수적이다.
지난 4월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OSJD 사장단 회의에서 한국의 정회원 가입 안건이 북한 묵인 하에 회원국 만장일치로 장관회의 의제로 채택되면서 올해 우리나라의 가입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아울러 북측이 광주 U대회에 선수단과 함께 응원단을 파견하고, 우리 정부가 광복 70주년 사업으로 추진하는 남북 축구대회 등에도 호응해 온다면 스포츠 분야의 남북 교류도 활성화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최근 북한의 잠수함 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 이후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고, 북한의 박근혜 대통령 비난 수위가 갈수록 결렬해지는 것은 남북관계 개선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남북관계 개선의 돌파구로 기대를 모았던 6ㆍ15 남북 공동행사의 성사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남북이 이달 초 선양 사전접촉에서 잠정 합의한 대로 다음 달 14~16일 서울에서 6ㆍ15 공동행사를 개최하려면 최소한 이번 주 내로 실무접촉이 이뤄져야 한다.
이희호 여사의 방북도 김대중평화센터가 이달 말 방북을 위해 개성에서 사전접촉을 하자고 지난달 중순 북측에 제안했으나 아직도 답변이 없는 상태다. 이 여사의 이달 말 방북은 물 건너갔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우선은 민간 부문에서 최대한 접촉의 점과 선을 늘리는 작업이 필요하다”며 “당국 간은 감정이 격해진 부분이 있어서 민간 부문에서 활로를 뚫어가면서 당국 간 접촉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chuns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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