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헤럴드 H스포츠=이재진기자 ] 이호준의 시계는 거꾸로 흐르는 것일까? 왠지 몰라도 올 시즌은 확실하다. 이호준은 회춘했다.

30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KIA 타이거즈의 시즌 8번째 맞대결에서 NC 선발 찰리가 무너진 가운데 7회초 역전 만루홈런 포함 5타수 3안타 1홈런 5타점을 올린 이호준의 활약으로 NC가 KIA에 11-6 승리를 거뒀다.

어제 4타수 1안타 2삼진으로 별다른 활약이 없었던 이호준은 오늘 첫 타석부터 안타를 치며 활약을 예고했다.

4회와 6회 범타로 물러난 뒤 맞은 7회초. KIA의 스틴슨과 한승혁이 흔들리며 2사 만루가 되었고 ‘타점왕’ 이호준에게 이보다 좋은 밥상은 없었다. 한승혁도 이호준을 의식했는지 초구와 2구 모두 변화구를 던졌고 볼카운트 1-1 상황에서 한승혁이 던진 150km의 높은 속구를 그대로 밀어 쳐 우측담장을 넘겨 버렸다. 순식간에 4-5에서 8-5로 스코어가 넘어가는 순간이었다.

NC 다이노스의 중심엔 이호준이 있다. ⓒNC 다이노스
NC 다이노스의 중심엔 이호준이 있다. ⓒNC 다이노스

9회초에도 승리의 쐐기를 박는 1타점 적시타를 터뜨리며 NC 다이노스에게 승을 선물해준 이호준은 오늘만 5타점을 추가해 시즌 62타점을 올리며 이 부문 단독선두를 질주했다. 시즌 47경기 62타점으로 경기당 평균 1타점이상을 생산해 내고 있는 이호준은 NC의 남은 95경기를 다 출전한다고 가정한다면 187타점까지 가능한 페이스다. 참고로 한 시즌 개인 최다 타점 기록은 2003년 이승엽이 가지고 있는 144타점.

2004년 SK 와이번스 시절 개인 최다 타점인 112타점을 올려 이 부문 타이틀도 거머쥔 적 있는 이호준. 올 시즌 개인 최다 타점 기록 갱신과 함께 통산 두 번째로 타이틀을 가져올 가능성도 지금의 페이스라면 충분해 보인다.

두 번의 FA 대박을 터뜨리며 많은 이들의 부러움을 샀던 이호준이지만 롤러코스터를 타는 타격감으로 복권을 빗대 만든 ‘로또준’이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을 얻은 적도 있었다. 하지만 올 시즌 절정의 타격감으로 타점을 쌓고 있는 이호준에게 누가 ‘로또준’이라 부를 수 있으랴.

오늘 경기 후 인터뷰에서 “(한)승혁이의 공이 빠르기 때문에 밀어서 안타만 만들어 내자는 생각으로 타격을 했는데 운이 좋아 넘어간 것 같다”며 겸손한 소감을 밝힌 이호준. 홈런을 치고 들어와 덕아웃에서 선·후배 할 것 없이 장난스럽게 이호준을 때리며 축하해 주는 모습을 볼 때 그가 팀에서 어떤 선배인지 어떤 역할을 하는 선수인지 가늠할 수 있게 해 준다.

‘벤자민 호준’의 시계는 아직도 거꾸로 흐르고 있다. 이제 ‘야구도 이호준처럼’이란 코멘트가 전혀 어색하지 않은 이호준이다.

jjbb@hsport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