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양규 기자]금융당국과 보험업계가 보험금 지급의 적정성을 가리기 위한 민사조정에 대한 남발여부를 두고 마찰을 빚고 있다. 금융당국은 보험사들이 보험금 삭감을 위해 민사조정을 남발하고 있다는 입장인 반면, 보험사들은 지나친 규제라며 반발하고 있다.

17일 보험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금융감독원은 보험금 지급 실태 점검의 일환으로 손보사들과 생명보험사 2곳을 상대로 민사조정 심태 점검을 진행 중이다. 이를 위해 금감원은 각 보험사별로 지난 한해동안 보험사들이 제기한 950여건의 민사조정 건을 제출 받아 분석을 마친 후 보상담당 임원들을 차례대로 면담, 민사조정건에 대해 전면 재검토 할 것을 지시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보험사들이 보험금 삭감을 목적으로 민사조정을 남발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보험사의 소송남발 오명과 소비자 피해를 줄이기 위해 부당하게 제기된 민사조정건에 대해 다시 검토할 것을 권고했다”고 말했다.

또한 “현재 공시되고 있는 소송현황 등 보험금 지급과 관련된 사안을 모두 공시하도록 하는 등 공시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보험업계는 민사조정은 보험사 고유의 권한이자, 자율경영활동의 일환으로 개별건을 모두 파악해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은 법적 근거없는 대표적인 ’그림자 규제‘라며 항변하고 있다.

보험사 한 임원은 “지난해 제기된 민사조정에 대해 개별 건을 다 일일이 확인해 옳고 그름을 판단해 지침을 내리는 것은 지나친 규제”라며 “심지어 법원 중재가 내려진 사안조차도 무시하는 것은 사법권을 능가한 월권행위”라고 지적했다.

또한 “법률적 전문성이 아닌 일반 상식건에서 개별건에 대해 일일이 타당성을 지적하면서 지급여부를 판단하고, 고위 임원을 호출하는 등 압박을 가한다면 어떤 보험사 실무진들이 민사조정을 제기하겠냐”라며 “보험사기를 척결해야할 5대 금융과제라 해놓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보험사기를 막기 위한 노력을 막는 등 정책과 실행이 서로 엇박자를 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보험금 지급과 관련된 공시 범위 확대를 두고도 논란이 적지않다. 감독규정상 공시대상은 보험금 지급과 관련된 소송임에도 금융당국이 보험금 지급과 관련 없는 계약무효소송을 비롯 부당이득금반환소송 등 보험사가 제기하는 일체의 소송을 모두 공시하라며 압박하고 있다는 게 보험업계 일각의 주장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계약무효소송은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기 위해서이자, 부당이득금 반환소송도 보험금을 되돌려 받기 위해 제기하는 소송”이라며 “보험금과 연관이 없다고 볼수 없고, 향후 소송 승패률까지도 공시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보험사 한 임원은 “어떤 사안을 두고 이견 또는 해석의 여지가 많을 경우에는 규제는 최소한으로 해석해야 한다”면서 “다소 연관이 있다해서 확대 해석할 경우 관(官)의 눈치를 봐야 하기 때문에 민간 자율로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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