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수민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와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의 우호적 기류에는 ‘정권 교체 타이밍’이 한 몫 했다. ‘하나의 중국’ 원칙에 반기를 들고 대만 독립을 지지하는 민주진보당이 올해 1월 총통 선거에서 8년 만에 정권 교체에 성공한 가운데 뚜렷이 반(反)중국 행보를 드러내 온 도널드 트럼프가 대선 승기를 거머쥔 것이기 때문이다.
차이 총통은 올해 1월 첫 여성 대만 총통의 탄생이라는 점과 함께 국민당으로부터 정권 탈환을 이뤄냈다는 것에서 주목받았다. 앞서 집권한 국민당은 중국이 주장하는 ‘하나의 중국’을 인정해 왔다. 그러나 차이 총통이 속한 민진당은 1992년 중국과 타이완 국민당 정부가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는 대신 각자 명칭을 사용하기로 한 합의인 ‘92공식’을 공개적으로 인정하지 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중국은 차이 총통의 취임을 반기지 않았다.
정권 교체 후 대만은 실제로 중국은 중국 관광객의 대만행을 막는 등 경제적으로 대만을 압박하는 한편 국제 외교무대에서 대만의 활동을 철저하게 봉쇄하는 등 행동에 나섰다. 이에 대만 경제는 적지 않은 타격을 받았다. 이에 따라 취임 초기 70%에 달하던 차이 총통 지지율은 지난달 말 34%까지 떨어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연일 ‘중국 때리기’에 집중해 오던 아웃사이더 트럼프가 당선됐다. 미국은 1979년 중국과 공식 수교하면서 하나의 중국이라는 중국 측 정책을 받아들이고 대만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아 왔아 왔다. 그러나 예상을 깨는 거침없는 행보를 보여 온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에는 이 또한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차이 총통과의 통화 후 중국에 대한 트럼프의 강경 대응과 참모진의 존재는 이 같은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차이 총통과의 통화에 중국이 반발하자 트럼프는 해명 대신 “중국은 위안화 평가절하를 하거나 우리 제품에 과도한 세금을 부과할 때, 남중국해 한가운데 군사 시설을 만들 때 우리에게 괜찮겠냐고 미리 물어봤느냐.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트위터에 적어 역공에 나섰다.
이러한 차기 대통령 트럼프의 곁에는 반(反)중국 성향의 참모들이 포진해 그의 행보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5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전화를 직접 주선한 것으로 알려진 에드윈 퓰너 전 헤리티지 재단 이사장 이외에도 존 볼턴 전 유엔 주재 미국 대사, 피터 나바로 어바인 캘리포니아대 경제학과 교수, 라인스 프리버스 백악관 비서실장 등이 친(親)대만 기류 강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세를 급속히 확대하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서는 대만카드를 십분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인물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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