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급등 사실상 중단효과 실수요자 자금부담 크게 높여 부실 우려한 정부 규제 탓 지적
집단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은행과 건설사 간 갈등이 골이 깊어지고 있다. 분양열기를 타고 1년 전까지만 해도 은행관 건설사는 집단대출수익을 공유하는 동업자였다. 하지만 집단대출이 가계부채 급증의 주범으로 지목된 이후 갈등이 시작됐다. 위험을 극도로 꺼리는 은행들이 집단대출에서 발을 빼자 건설업계의 아우성이 커지고 있다. 피해는 고소란히 실수요자로 전가되는 상황이다.
14일 금융권과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해 1월 은행들이 24개 주택 분양 사업장에 해준 중도금 대출은 2조 5000억원이다. 본격적인 집단대출 규제가 시작되기 전인 지난해 1~9월 은행권 평균 대출규모(4조 4000억원)의 절반수준이다.
반면 금리는 급등했다. 은행들이 심사를 까다롭게 하면서 가산금리를 올렸기 때문이다. 신한ㆍKB국민·KEB하나ㆍ우리ㆍ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집단대출 평균금리는 작년 9월연 3.15%에서 올해 1월 연 3.76%로 넉 달 만에 0.61%포인트나 치솟았다.
집단대출 금리는 통상 개인 주택담보대출보다 낮지만 단기간 내 급상승하면서 개인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가뿐히 제쳤다. 작년 12월 기준 5대 은행의 집단대출 평균금리는 연 3.68%로, 개인을 기준으로 한 분할상환방식 주택담보대출 평균금리(3.45%)를 웃돌았다.
그나마 대출이라도 받으면 다행이다. 대출 자체가 거부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분양 계약이 100% 끝났거나 건설사의 신용도가 높아도 거절되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 LH, SH가 진행하는 공공분양도 중도금 대출 은행을 구하지 못하는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다. 특히 지방의 경우 은행 구하기는 더 어렵다. 은행들이 중도금 대출 심사 때 초기분양률, 분양지역 등 사업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면서 단지별로 중도금 대출 금리 격차가 커졌기 때문이다.
은행 대출을 받지 못하는 건설사는 제2금융권에서 연 5%대의 고금리를 감당해야 한다.
지역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중도금 대출을 받지 못하면 제 때 공사비를 주지 못해 공사가 중단되는 사태도 벌어질 수 있다”며 “은행이 대출 한도를 늘리지 않으면 분양을 진행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건설사들의 아우성이 커지면서 금융당국이 나섰지만 은행은 완강한 입장이다. 그러면서 ‘정부 탓’으로 돌리고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우리 입장에서야 집단대출을 하고 싶지만 정부 눈치 때문에 못하는 상황”이라면서 “내부적으로 당분간 하지 말자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은행의 집단대출 회피는 실수요자들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높은 금리를 감당해야 할 뿐만 아니라 중도금대출까지는 받았지만 잔금대출로 대환이 안돼 자칫 입주도 못하고 소유권 이전도 못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 또 2금융권에서 집단대출을 받을 경우 입주 시 시중은행으로 대출을 전환하는 것도 쉽지 않아 이중의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황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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