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오닉6 외장 디자이너 2인 인터뷰

현대적 감성으로 빚은 ‘스트림라이너’

아름다운 실루엣에 압도적인 공력 성능

‘현대룩’ 추구…아이오닉7도 새로울 것

현대자동차 ‘아이오닉6’ 외관 디자인 담당자인 배진혁(왼쪽부터)·김준호 책임연구원이 지난 19일 서울 여의도 더현대서울 ‘아이오닉6 서울’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현대자동차 ‘아이오닉6’ 외관 디자인 담당자인 배진혁(왼쪽부터)·김준호 책임연구원이 지난 19일 서울 여의도 더현대서울 ‘아이오닉6 서울’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아이오닉5가 전기차 시대의 포문을 열었다면, 아이오닉6는 시대의 아이콘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지난 19일 서울 여의도 더현대서울 내 ‘아이오닉6’ 전시장에서 만난 김준호(48)·배진혁(39) 책임연구원의 말에는 자신감이 묻어 있었다. 두 장인(匠人)은 아이오닉6가 세상에 나오기까지 수년간 원팀으로 차량의 ‘외장’을 빚어낸 대표 디자이너들이다.

김 책임에게 아이오닉6는 매우 뜻깊은 차량이다. 약 19년간 차량디자이너로 활동한 그가 기획 단계부터 양산까지 전 과정을 이끈 첫 번째 모델이기 때문이다.

김 책임은 바퀴가 4개 달린 정형화된 틀 위에서 완전히 새로운 가치를 찾는 디자인에 매력을 느껴 이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고 했다. 그는 지난 2004년 일본 도요타에 입사해 자동차디자인을 시작했다. 한국 자동차시장을 키우고 싶다는 생각에 2009년 현대차로 자리를 옮겼다.

현대차의 대표 세단 ‘그랜저(IG)’, 준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팰리세이드’가 그의 손을 거친 모델이다. 그리고 이번에 선보인 아이오닉6가 그의 새로운 대표작이 됐다.

김 책임의 후배 디자이너인 배 책임은 제품디자인 가운데 ‘유일하게 움직이는 제품’이란 점에서 자동차디자인에 매료됐다고 설명했다. 2011년 현대차에 입사한 그는 소형 SUV ‘코나(OS)’, 인도 전략형 세단 ‘아우라’의 디자인을 깎고 다듬었다.

아이오닉6 스케치. [현대차 제공]
아이오닉6 스케치. [현대차 제공]

▶‘전기차 시대’ 주도권 잡는다〓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다양한 차량을 선보인 베테랑들이지만 아이오닉6는 그 어떤 모델보다 디자인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

김 책임은 “아이오닉6는 4~5년 전부터 파트별로 기획을 시작하는 등 지금까지 완성한 디자인 중 가장 긴 시간을 투자한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1000여개의 디자인이 품평회 단계에서 검토됐다. 그리고 내·외장을 포함해 소재 등 다양한 분야의 디자이너가 참여해 수정에 수정을 거듭했다.

150년 넘게 인류의 주요 이동수단이었던 내연기관이 전기차로 전환하는, 말 그대로 ‘대변혁’의 길목에서 이들이 느낀 책임감은 막중했다. 전기차시장 자체가 내연기관 분야에서 오랜 역사와 노하우를 가진 독일 완성차업체들과 같은 선상에서 새롭게 경쟁하는 새로운 기회의 땅이라는 점에서 의미는 더 컸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을 비롯해 전사적으로도 ‘더 빠른 도약으로 전기차시장에서 압도적인 경쟁력을 만들자’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김 책임은 “내연기관은 데이터베이스가 많지만 전기차는 모든 것을 새롭게 구축해야 한다”며 “현대차만의 가치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현대자동차 아이오닉6 외관 디자인담당자 김준호(왼쪽부터)·배진혁 책임연구원이 지난 19일 서울 여의도 ‘아이오닉6 서울’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현대자동차 아이오닉6 외관 디자인담당자 김준호(왼쪽부터)·배진혁 책임연구원이 지난 19일 서울 여의도 ‘아이오닉6 서울’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실루엣 그 자체가 가장 큰 매력”〓치열한 고민의 결과물은 ‘스트림라이너(유선형) 디자인’으로 구현됐다.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Electric-Global Modular Platform)’ 기반의 첫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가 넓은 공간을 중심으로 한 사용성에 집중했다면, 아이오닉6는 이에 더해 유선형의 디자인으로 공기저항을 줄여 주행의 즐거움까지 챙겼다.

현대차는 바람의 저항을 최소화한 부드러운 유선형의 디자인에 공간성까지 고려한 아이오닉6의 새로운 디자인 유형을 ‘일렉트리파이드 스트림라이너(Electrified Streamliner)’로 정의하며 정체성을 구축했다.

김 책임은 “복고풍 디자인이 아니냐는 일각의 의견이 있지만, 자연에 가까운 순수한 곡선을 가장 현대적으로 구현했다고 볼 수 있다”며 “특히 옆면에서 봤을 때 느껴지는 이미지에 가장 오랜 시간을 고민하고 공을 들였다”고 설명했다.

배 책임 역시 “실루엣 그 자체가 아이오닉6의 가장 큰 매력”이라며 “시도해본 적 없던 스트림라이너가 낯설다고 느낄 수 있지만 그것을 현대적 기술로 구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어느 각도에서 봐도 새로운 실루엣”이라며 “아이오닉6가 가진 유일한 매력에 자신이 있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아이오닉6. [현대차 제공]
아이오닉6. [현대차 제공]

▶압도적 공력성능·500㎞ 이상 주행거리〓스트림라이너를 통한 디자인은 차별화와 공력 성능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요소가 됐다. 실제 아이오닉6는 유선형 디자인을 바탕으로 리어 스포일러, 외장형 액티브 에어 플랩, 휠 에어커튼, 휠 갭 리듀서, 박리 트랩, 휠 디플렉터 및 언더커버 형상 최적화 등 공력기술을 대거 적용했다.

그 결과, 현대차에서 가장 뛰어난 공기저항계수(Cd) 0.21을 달성했다. 0.21은 현존하는 전기차 중에서 최상위권에 속한다. 1회 충전 주행 가능거리는 500㎞가 넘는다. 바람의 저항을 덜 받으니 더 멀리 갈 수밖에 없다.

김 책임은 “형태, 기능 면에서 어떻게 효율성을 찾을 수 있는지 엔지니어적인 부분에 대해 공부를 많이 했다”며 “연구소의 공력 부서와 스타일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공력을 최대화하기 위해 초기부터 협력했다”고 했다.

대표적인 부분이 ‘리어 스포일러’다. 독특한 빛을 발하는 파라메트릭 픽셀 디자인의 리어 스포일러는 강렬한 인상을 주는 동시에, 차량 진행 방향에서 루프를 타고 흘러오는 유동을 받아줘 공기저항을 최소화시킨다. 강력하게 누르는 힘을 형성해 차량 주행 안정성에도 도움을 준다.

현대차가 세계 최초로 고안한 ‘휠 갭 리듀서’ 역시 아이오닉6가 최초다. 얇은 판 모양을 앞 범퍼와 타이어 사이에 덧대 공간을 최소화했다. 전방에서 오는 공기 유동이 휠에서 박리(separation)되지 않도록 유도해 휠의 공력 성능을 최대로 끌어올린다.

배 책임은 “최적화된 공력 형태를 구현한 뒤 모형을 만들고, 시뮬레이션을 거쳐 그 기준에 맞춰 차를 튜닝했다”며 “공력계수에 따라 거리 차이가 엄청나게 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참고가 됐던 차는 풍뎅이 모양의 유선형 차체를 가진 미니밴 ‘스타우트 스캐럽(Stout Scarab)’, 유려한 곡선 세단 ‘팬텀 커세어(Phantom corsair)’, 비행기 디자인에서 기인한 소형 쿠페 ‘사브 콘셉트카(Saab 92)’ 등이다. 독특하면서도 유선형이 돋보이는 이 모델들이 아이오닉6의 출발점이 됐다.

김준호 현대차 책임연구원은 “형태와 기능적인 측면에서 어떻게 효율성을 찾을 수 있을지 공부를 많이 했다”며 “스타일을 해치지 않으면서 공력을 최대화하기 위해 연구소의 공력 부서와 협력했다”고 설명했다. 임세준 기자
김준호 현대차 책임연구원은 “형태와 기능적인 측면에서 어떻게 효율성을 찾을 수 있을지 공부를 많이 했다”며 “스타일을 해치지 않으면서 공력을 최대화하기 위해 연구소의 공력 부서와 협력했다”고 설명했다. 임세준 기자
배진혁 현대차 책임연구원은 “실루엣 자체가 아이오닉6의 가장 큰 매력”이라며 “스트림라이너가 낯설 수 있지만 그것을 현대 기술로 구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임세준 기자
배진혁 현대차 책임연구원은 “실루엣 자체가 아이오닉6의 가장 큰 매력”이라며 “스트림라이너가 낯설 수 있지만 그것을 현대 기술로 구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임세준 기자

▶“라이프스타일 중시하는 고객 사로잡을 것”〓김 책임은 개성 있는 스트림라이너를 기반으로 완성한 아이오닉6가 다양한 세대를 공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아이오닉5가 가족 중심의 차였다면, 아이오닉6는 MZ(밀레니얼+Z세대)세대를 비롯해 라이프스타일을 중시하는 이들이 타깃”이라며 “하드웨어적인 가치는 기본이고, 그 이상의 가치를 추구하고 있어 젊은 친구들뿐만 아니라 시니어 부부도 관심이 뜨겁다”고 전했다.

향후 나올 ‘아이오닉7’은 아이오닉5, 아이오닉6와는 또 다른 차가 될 것이라는 귀띔도 했다. 현대차가 디자인 동질성을 강조하는 ‘패밀리룩’에서 탈피해 ‘현대룩’이란 개념을 추구하고 있어서다.

김 책임은 이에 대해 “체스판을 보면 여러 말이 있고 각각 다른 포지션을 갖고 있지만 공통적으로 흐르는 가치가 있다”며 “기존 제조사 중심의 관념을 소비자 라이프스타일 중심으로 전환하는 추세”라고 부연했다. 이어 “마무리 단계인 아이오닉7은 기존과는 또 다른 소비자를 공략할 것”이라며 “앞서 공개한 콘셉트카 이상으로 진보한 모델”이라고 자신했다.

한편 아이오닉6를 시대의 아이콘을 만들겠다는 그들의 꿈은 이미 현실화되고 있다. 지난 22일부터 전국 영업점을 통해 사전계약을 시작한 아이오닉6의 첫날 계약 대수는 3만7446대에 달했다. 아이오닉5가 세운 국내 완성차 ‘역대 최다’ 첫날 사전계약 대수인 2만3760대를 무려 1만3686대 초과 달성한 규모다.

아이오닉6. [현대차 제공]
아이오닉6. [현대차 제공]

jiyu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