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격히 증가하는 10대 마약사범
최근 3년간 교육부 초중고 약물 예방교육 99%
지역·학교급별 격차 존재…학생 마약사범 급증
외부 교육 3.4%·교육개발예산은 4000만원뿐
“치료·교육·예방 제각각…체계적 조치 필요성”
전국 거의 모든 학교가 마약의 위험성을 전하는 예방교육을 실시하지만 10대 마약 사범(19세 이하)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현행 방식의 한계가 드러난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이태규 국민의힘 의원실이 교육부로부터 받은 ‘최근 3년간 마약류 포함 약물 오·남용 예방교육 실시현황’에 따르면 평균 98~99%의 학교가 예방교육을 이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3년간(2019~2021년) 학교급별 평균 이수율은 ▷초등학교 99.2% ▷중학교 98.9% ▷고등학교 98.3% ▷특수학교 97.5%였다.
반면 시도별 예방교육 이수율은 제각각이었다. 특수학교 중 이수율이 낮은 지역은 ▷대전(73.33%) ▷충북(81.67%) ▷서울(89.47%) 등이었다. 초등학교 중에서는 울산(84.23%), 중학교는 대전(90.90%), 고등학교도 역시 대전(91.03%) 등이 가장 낮은 이수율을 보였다.
교육부는 이수율이 100%가 아닌 이유에 대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상 수업일 수 부족, 원격수업 등 교과과정 운영 자체가 어려웠다는 설명이다.
학교보건법·아동복지법 등에 따라 전국 유치원, 초·중·고교는 학기당 2회 이상(10차시), 3개월에 1회 이상(10시간) 약물 관련교육을 해야 한다. 교육부는 2019년 12월 온라인을 통한 마약정보 유통과 접근이 용이해짐에 따라 보건교육에 마약류의 오·남용의 예방 내용을 포함하기로 학교보건법을 개정했다. 교내 마약 예방교육은 학생 7대 안전교육 중 ‘약물 및 사이버중독 예방교육’ 차원에서 다뤄진다. 학생 7대 안전교육에는 ▷생활안전 ▷교통안전 ▷재난안전 ▷직업안전 ▷응급처치 교육 ▷폭력예방·신변보호 교육도 포함된다. 수업은 전문가 또는 교원이 진행할 수 있다. 교육부는 수업을 위한 카드뉴스, 가정통신문, 동영상 등 교육자료를 학교급별로 제작해 제공한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교육 효과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영상으로 약물 오·남용 교육을 들었다는 고등학생 이모(18) 군은 “마약이 나쁜 걸 모르는 사람은 없다”며 “십대가 어떻게 마약에 빠지게 되는지 와닿진 않았다”고 말했다.
수업집중도가 떨어진다는 목소리도 있다. 20년간 교편을 잡은 고교 교사 최민재 씨는 “평가를 안 하니 학생들은 영상이 재미가 없으면 자습하거나 엎드려 자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학교폭력, 교통안전, 사이버중독 등 여러 교육 속에서 형식적인 것에 불과하다고 느낀다”며 “학교별 상황이 달라 수업 대신 e알리미나 가정통신문으로 전달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10대 마약 사범의 현실은 교육부 자료에서 나타난 비교적 높은 교육이수율과는 대비된다. 올해 발간된 대검찰청 마약류 범죄백서의 ‘2021년 마약류별·연령별 현황’에 따르면 19세 이하 마약 사범은 450명이었다. 이는 전년(313명) 대비 43.8% 급증한 수치다.
마약중독으로 치료받는 청소년도 늘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최근 4년간(2019~2022년) 마약중독자 치료보호를 받은 10~19세(치료 시작일 기준 만 나이 기준) 청소년은 20명이었다. 2019년만 해도 2명이었던 이 숫자는 지난해 9명, 올해 6월 기준 8명으로 늘었다.
청소년 시기 마약에 중독되면 뇌 발달 저하는 물론 상습적인 마약 투약자가 될 위험이 크다. 그러나 실효성 높은 예방교육을 위한 예산도 부족한 실정이다. 교육부 차원에서는 학생건강정책과가 2021년부터 시작한 마약 예방교육 교재개발 연구용역에 4000만원을 편성한 것이 전부다. 이마저도 특별교부금으로 진행됐다.
국내에서는 마약 예방과 치료·교육이 각각 기관별로 행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정확한 청소년 중독 실태를 파악할 체계가 없다는 비판도 있다. 학생 대상 약물 오·남용 예방교육은 교육부 소관이지만 마약류 예방교육은 식품의약품안전처 소관이다. 마약류 중독자 치료보호는 복지부가 담당한다.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마퇴본)를 통해 학생들은 외부 교육을 받을 수 있지만 학교가 신청해야 가능하다. 이 외부 교육 진행률은 상당히 낮다.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마퇴본에서 받은 ‘2019년~2021년 청소년 대상 마약류 예방교육 이수율’에 따르면 전국 초·중·고교 학생 중 3.4%만이 이 수업을 들었다. 식약처가 지원하는 마약류·약물 오남용 예방교육 예산은 약 2억원 수준이다.
마퇴본의 교육은 교육부에 비해 대상이 더 구체적이고 교육극, 체험교육 등 형태가 다양하다. 교육은 유아, 초·중·고교생 외에도 ▷법적 처벌을 받은 청소년·성인 ▷학교 밖 청소년·지역아동센터 ▷대안학교, 탈북 및 다문화 청소년·성인 ▷전문인력 등에 나뉘어 진행된다.
학교 방문 마약 예방교육을 담당한 한 전문가는 “학교서 40~45분 수업을 하면 실제 집중시간은 20분 정도”라며 “마약류 정의와 사례, 학년에 따라 처벌되는 법률을 알려주기에도 벅찬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보건교사나 다른 교사들도 이 교육만 할 수는 없고,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꼈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10대 마약범죄와 의약품 오·남용 사례가 해마다 증가 추세인데 교육당국은 물론 정부 차원의 체계적 예방이 이뤄지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사후 재활치료도 중요하지만 위험성에 대한 정확한 정보 전달을 통한 사전 예방교육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희량 기자
hop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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