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양규 기자] 한국은행이 발주하는 연구용역 10건 중 9건이 수의계약으로 체결된 것으로 조사됐다. 심지어 특정인이 동시에 2개의 연구용역을 수행한 사실도 발견되는 등 객관성과 공정성 시비도 나오고 있다.

17일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박광온 의원(새정치민주연합, 수원영통)에게 제출한 ‘부서별 연구용역 현황’에 따르면 한국은행이 지난 5년간 발주한 연구용역 224건 중 16건을 제외한 208건이 수의계약으로 체결됐다.

한국은행은 5년간 224건, 총 26억 3277만원의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이중 208건(24억 7277만원)은 경쟁 없이 수의계약으로 체결됐다. 경쟁입찰을 통해 체결된 계약은 불과 16건(8000만원)만에 그쳤다. 이 처럼 대부분의 연구용역이 수의계약으로 진행됨에 따라 박의원측은 연구용역의 공정성과 객관성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특히 동일한 시기에 2개의 연구용역을 특정 1인이 수행한 사례도 발견됐다. 국내 모대학의 A교수는 한국은행 지역경제팀과 2014년 8월부터 11월까지 연구용역을 진행했는데 2014년 4월부터 9월까지 통계기획팀도 별도의 연구용역을 수행했다. 두건 모두 수의계약으로 체결된 건들이다. 또 B교수도 한국은행 연구조정팀과 연구용역 계약을 체결하고 금융안정연구팀과 또 다른 연구용역을 계약했다. 두건 모두 수의계약인데다가 연구용역이 진행되는 6개월 중 4개월이 겹치는 등 몰아주기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셈이다.

C교수는 한국은행 연구조정팀에서 2011년 6월 16일부터 11월 30일까지 연구용역을 진행하면서 금융안정연구팀도 2011년 5월 6일부터 11월 4일까지 별도의 연구용역을 수행했다. C교수는 연구용역비로 2000만원을 받았다.

이 처럼 수의계약으로 겹치기 연구용역이 진행된 건수는 지난 5년간 총 9건이나 됐다.

한국은행은 지난 2014년까지 ‘한국은행 계약세칙 제12조 1항 3호 및 7호’에 의해 계약금액 5000만원 미만의 학술연구 용역은 수의계약을 체결했으나, 올해부터는 외부공모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올해 체결된 29건의 연구용역 중 단 8건만이 경쟁 입찰방식으로 체결됐다고 박의원측은 주장했다.

박광온 의원은 “과다한 수의계약은 공정성과 연구실적의 객관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면서 “불가피한 사유를 제외하고 공개입찰을 통해 다양한 연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