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번째 ‘임대료 강탈법’

재산권 침해 가능성 커

내용도 허술…포퓰리즘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집합금지·제한명령으로 영업을 못하게 된 소상공인의 부담을 줄인다는 이유로 최대 50%까지 임대료를 강제로 낮추는 법안이 여당 국회의원들에 의해 발의됐다. 사유재산권 침해 논란은 물론 법안 자체가 허술해 사회적 혼란과 갈등만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적으로 정부에 부여된 재난 관련 책임을 재산을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임대인에 넘긴다는 지적에서도 자유롭기 어려울 전망이다.

4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여당 의원 10명은 재난 발생 시 소상공인의 임대료를 의무적으로 감액하도록 하는 내용의 ‘소상공인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지난 4월 30일 발의했다.

법안은 감염병 등으로 집합금지명령이 내려질 경우, 임대인은 소상공인 임차인에 대해 해당 기간의 50%에 해당하는 임대료를 의무적으로 감액하도록 했다. 집합제한명령과 특별재난구역선포는 해당 기간의 30%에 해당하는 임대료를 감액하도록 했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감액분의 절반을 현금으로 지급하도록 했지만 결국 임대인의 수익은 줄어들 수 밖에 없다. 헌법 제23조 2항은 공공필요에 의한 재산권의 수용·사용 또는 제한 및 그에 대한 보상은 법률로써 하되, 정당한 보상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돼 있다.

심지어 임대료를 감면해야 하는 구체적 조건을 법안 자체는 물론이고 하위 법령에도 위임하고 있지 않다. 소상공인이 재난 등으로 실제 피해를 입었는지 여부를 따지지도 않고, 코로나로 힘든 영세임대사업자 등 개별 사정도 고려하지 않는다.

법안은 또 임대료를 깎아준 임대인의 피해를 보전해주기 위해 임대인이 금융기관에서 대출받은 대출금의 상환기간 연장, 상환유예, 이자감면을 해주도록 의무화했다. 특히 법안 상으로는 임대인의 모든 대출금에 대해 지원하도록 돼 있어, 상가 임대와 무관하게 개인적으로 빌린 신용대출, 주택담보대출까지 상환유예, 이자감면 대상에 포함될 지 불분명하다.

여당 의원들의 ‘임대료 멈춤법’은 이번이 세번째다. 이전에 제출됐던 법안들도 하나같이 법안 설계에 문제점이 지적됐다. 이동주 의원이 지난해 12월 대표발의한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은 집합금지기간에는 임대료를 아예 청구할 수 없고, 집합제한기간에는 50% 이상 청구할 수 없게 규정하고 있다. 또 강득구 의원이 2월 대표발의한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은 집합금지 혹은 특별재난지역선포기간에는 2개월간 임대료를 청구할 수 없고, 집합제한기간에는 임대료를 20% 이상 청구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